[동아일보]2005-08-09 40판 40면 1648자 경제 뉴스

홍보 업무에 오래 몸담은 ‘홍보맨’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대기업의 별’인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되고 있다. 두산그룹 홍보책임자인 김진(金珍) 부사장은 8일 인사에서 ㈜두산베어스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신임 사장은 홍보실 사장도 겸임한다.


이에 앞서 4일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에 선임돼 8일 취임식을 가진 이승창(李承昌) 사장도 홍보업무에 몸담았었다.


경영환경이 불투명하고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홍보맨 가운데 업무능력과 열정을 지닌 임원들이 중용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 첫 사장급 홍보팀장

두산의 김 신임 사장은 1978년 동양맥주에 입사해 과장 시절인 1984년 홍보실로 자리를 옮긴 뒤 지금까지 21년 동안 줄곧 홍보 업무만 맡아왔다. 2003년 홍보실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부사장 승진 2년 만에 사장으로 발탁됐다.


주요 그룹이 홍보책임자를 사장급으로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이 신임 사장도 1998년 이 회사의 전신인 대우전자 홍보담당 이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홍보업무를 맡아왔다. 최근에는 홍보뿐 아니라 경영기획과 구매 전략기획 업무까지 맡는 등 업무영역을 넓혀왔다.


그는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대우 기획조정실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 회장을 보필한 ‘정통 대우맨’으로 꼽힌다.


○ 현대차 LG 한화 삼성에서도 두각

홍보담당 임원이 가장 각광을 받는 그룹으로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꼽힌다. 현재 홍보맨 출신 사장이 두 명이나 된다.


최한영(崔漢英) 현대차 전략조정실장(사장)은 이사대우를 단 지 6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는 ‘초고속 출세’를 했다. 옛 현대그룹에서 벌어진 이른바 ‘왕자의 난’ 당시 정몽구(鄭夢九) 현 그룹회장을 보좌하면서 ‘대변인’ 역할을 했던 공을 인정받았다는 평이다.


김익환(金翼桓) 기아차 사장도 현대산업개발과 기아자동차에서 10여 년 동안 홍보업무를 맡았다.


LG그룹에선 LG전자 홍보팀장을 맡았던 김영수(金英壽) 부사장이 LG스포츠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호텔 운영을 맡고 있는 한무개발의 심재혁(沈載赫) 사장은 GS 계열사로 분리됐지만 1990년대 중반 LG그룹 홍보팀 상무를 맡았다.


한화그룹에서는 정이만(鄭二萬) 63시티 사장과 남영선(南令鐥) ㈜한화 화약부문 사장이 그룹 홍보팀장을 지냈다. 이들은 대한생명 인수과정 이후 그룹의 대외 이미지를 높였다는 점에서 김승연(金升淵)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에서는 배동만(裵東萬) 제일기획 사장이 1994년 말부터 3년 동안 그룹 회장 비서실(현 구조조정본부) 전략홍보팀장을 맡은 적이 있어 넓은 의미의 ‘홍보맨’으로 분류된다.


○ 부단한 노력과 충성심이 중용 배경

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홍보맨들은 총수의 지근거리에서 일하면서 부단한 노력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플러스로 작용한다.


하지만 홍보맨 출신 CEO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책임지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상당수 기업은 중요도가 낮은 계열사에 우선 배치해 경영능력을 검증한 뒤 더 중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짙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홍보맨들 “우리시대 열렸어요”

위상 높아져 기업마다 CEO 전격발탁 잇달아

[문화일보]2005-08-10 03판 27면 1997자 오피니언·인물 뉴스

‘이제는 CCO의 시대.’

기업의 홍보담당 임원인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들이 최고경영자로 속속 발탁되고 있다. 이제는 홍보가 ‘광고’ 수준이 아니라 경제전쟁시대의 기업 위기관리와 대사회 소통의 핵심적인 역할이라는 것을 기업들이 인지해가고 있는 것이다.


‘홍보에서 지면 경영에서도 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 덕분에 위상이 높아진 홍보맨 출신들이 최고경영자로 중용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최근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김진 홍보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두산베어스 사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서울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신임사장은 1978년 동양맥주에 입사한 후 OB맥주 포항지점장으로 2년 간 근무하는 등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84년 홍보실로 옮긴 후 21년간 줄곧 기업홍보를 해온 ‘홍보통’이다. 두산 그룹에서 홍보 임원이 최고경영자가 된 것은 1997년 은종일 전 사장 이후 처음이다. 김 신임사장은 홍보실 사장도 겸하면서 ‘형제의 난’으로 떨어진 두산의 이미지 쇄신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8일에는 역시 홍보맨 출신인 대우일렉트로닉스 이승창 사장이 취임했다. 이 신임사장은 고려대 법대, 미 보스턴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1977년 ㈜대우에 공채 입사했다. 대우그룹 기획조정 부장(1993년)을 거친후 대우전자(현 대우일렉) 홍보정책 담당이사로 근무한 대우그룹 핵심멤버다. 공채출신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것은 대우에선 처음 있는 일.


이미 재계에는 홍보업무가 과거 전공이었던 최고경영진이 즐비하다. 현대차 최한영 사장, 기아차 김익환 사장 역시 ‘기업의 입’으로 불렸던 홍보전문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현대차 최한영 전략조정실장(사장)은 옛 현대그룹에서 벌어진 ‘왕자의 난’때 정몽구 현 그룹회장의 대변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이사대우를 단 지 6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2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후 1993년부터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전담했고, 1999년에는 현대차 홍보실장을 맡았던 경력이 있다.


기아차 김익환 사장 역시 현대산업개발, 현대 정공, 기아차에서 10여년간 홍보 업무를 맡아왔다. 기아차 홍보실장 출신의 김 사장은 지난해 말 CCO에서 곧바로 최고경영자로 직행하는 영예를 안았다. 특유의 성실성과 추진력으로 정몽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그는 기아차 홍보실장 겸 국내영업본부장으로도 일했다.


LG그룹도 홍보인력을 중용하고 있다. LG스포츠 김영수 대표이사는 LG전자의 홍보팀장 출신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3년간 홍보업무를 하며 잔뼈가 굵어온 인물이다. 1995년에는 LG그룹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을 주도했다. LG애드의 이인호 회장도 LG에서 홍보담당 임원을 거쳤다. LG그룹의 홍보를 지휘했던 심재혁씨는 1999년부터 인터콘티넨탈호텔을 맡고 있는 한무개발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화의 남영선 대표이사도 한화그룹 홍보팀장으로 일해온 경력을 바탕으로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다. SK 와이번즈(야구단) 신영철 사장도 SK텔레콤 홍보실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러나 홍보의 메카로 불리는 삼성그룹은 지금까지 홍보출신 CEO가 한명도 없어 눈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종종 “기업의 손익은 재도전의 기회가 있지만, 기업의 홍보는 생사여부를 결정한다. 홍보는 섭외의 예술이다”라는 말로 기업홍보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하지만 구조조정본부의 경우 부사장이 최고고, 계열사는 전무급조차 한명도 배출한 적이 없을 정도. 현재 홍보의 대부(代父)격인 이순동 부사장은 4년째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중앙일보 기자출신인 이 부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 홍보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1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CCO로 향후 홍보담당 사장이나 계열사 CEO로 승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홍보임원들이 업무특성상 최고경영자의 측근에 있으면서 기업의 전반을 파악하는 능력이 좋고, 대인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 중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승현기자 noyoma@munhwa.com 


Posted by mu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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